오드맥스는 장난감을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그렇게 하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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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미술사 시간,

선생님께서는 당시엔 모두에게 생소했던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발표를 지시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애써 자료를 준비해왔고,

저 또한 독수리 타법으로 낑낑거리며

겨우 과제를 완성하였습니다.


...


드디어 발표시간,

제 옆의 톰이라는 친구의 차례가 되었고,

그는 다음과 같은 첫마디로 시작하였습니다.


"I can't type very well."


자신의 타이핑 실력이 형편없다고

당당히 밝힌 톰은 서슴없이 파일을 열었고,

우리는 모두 경악하고 말았습니다.





톰의 PPT는

모든 글자를 일일이 마우스로 움직여

‘그려 온’ 것이었습니다.


마치 서예를 하듯 삐뚤삐뚤하지만

대담한 서체로 써나간 그의 PPT를 보며

우리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교실에서 오직 한 사람,

선생님은 웃지 않으셨습니다.


선생님은 조금의 나무람 없이

끝까지 톰의 발표를 경청하셨습니다.

톰의 특별한 ‘방법’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내용에 대해서만 평가를 하셨습니다.





디자이너가 된 지금,

저는 아직도 이 사건을 종종 떠올립니다.


스스로 방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모든 문제해결의 핵심이며

자신의 컨텐츠에 대해 당당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생긴 ‘오답공포증’ 때문에

문제가 주어지면 양식, 샘플, 모범답안부터

찾고보는 우리의 모습에서

톰을 되찾고 싶은 마음으로,

저는 어린이 디자인교육을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그거 그렇게 하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단 몇 초만 참아내면


어린이들은

당당하게 틀리고,

당당하게 인정하며,

점점 더 큰 생각을 만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멋지십니다. 좋은 글 마음에 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