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맥스는 장난감을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앞으로 보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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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항상 자기 일에 빠져있습니다.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일을 하고

그래서 항상 아래를 보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보기도 하지만

보려는 것과 보려는 이유가 대체로 분명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앞으로 보기에 능숙합니다.

특별한 이유나 대상 없이도 앞으로 봅니다.

세상을 봅니다.


식당에서 다른 어른과 눈이 마주칠 일은 없지만

옆 테이블의 아이와는 눈이 마주치게 되지요.

아이는 항상 앞을 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들어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식당에 가도 아이들과 

눈이 마주치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조그만 네모 속에 빠져 고개를 들지 않습니다.


손에 잡히는 세상을 알아가야 하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 세상을 알아갑니다.


내가 들어있는 세상을 알아가야 하는데

내가 들어있지 않은 세상만 알아갑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정보만 쌓일 뿐

쌓인 정보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떻게 그 정보를 이용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컴퓨터를 쓰지 않을 수는 없고...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앞으로 보면서 배우는’ 기회를 줄 수 있을까요?



시장!


시장을 자주 데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엄마 손을 잡고 시장을 많이 다녔더랬습니다.


시장은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손에 잡히는 세상이며,

앞으로 보면서 배우는 세상입니다.



저 고춧가루 가게만 들러도

지리, 생물, 미술, 수학, 한자...

배울 것들이 넘쳐나네요.


이렇게 물건들을 보며 배우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물건들을 사이에 두고 관계하는

사람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트는 시장과 같을 수 없습니다.

나 혼자 보고 결정해서 담는 것은

대화와 거래를 통해 물건을 담아내는 것과는

아주 다른 배움의 방법이겠지요.



시장이 마트보다 훨씬 더 에너지소모가 큽니다.

놓여있는 것을 가져오는 곳이 아니라

나의 노력으로 얻어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시장에서 장을 본다는 것은

물건을 사는 것 이상의 배움입니다.



시장에서 앞으로 보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아니, 가르치지 않아도

시장에서 아이는 스스로 앞으로 볼 것입니다.


어른들이 자꾸 앞을 보지 못하도록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요.



저 시장에서 유일하게

저와 눈이 맞추진 사람은

앞으로 보고 있는 저 아이였습니다.